갓겜 로블록스, Z세대를 사로잡은 메타버스 플랫폼의 비밀

갓겜 로블록스, Z세대를 사로잡은 메타버스 플랫폼의 비밀

Z세대가 열광하는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 물리 시뮬레이션에서 시작해 43조원 가치의 기업이 된 로블록스의 성공 비결과 크리에이터 경제 생태계를 심층 분석합니다.


블록 하나로 세상을 만들다 - 로블록스 탄생 이야기


데이비드 바수츠키


2004년 어느 날, 캐나다 출신의 엔지니어 데이비드 바수츠키는 특별한 고민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는 물리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 중, 한 가지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죠. 사람들이 단순히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세계를 직접 만들어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바수츠키는 동료 엔지니어 에릭 카셀과 함께 대담한 도전을 시작합니다. 그들은 처음 '다이나블록스(DynaBlocks)'라는 이름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2005년 '로봇(Robot)'과 '블록(Block)'을 결합해 지금의 '로블록스(Roblox)'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2006년 9월 1일 정식 출시 당시만 해도 이 플랫폼이 20년 후 월 1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메타버스 제국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로블록스의 초기 계정 중 일부는 지금도 활성화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정확히 누가 첫 번째 플레이어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이 작은 시작에서 로블록스는 단순한 게임이 아닌,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했습니다.

놀이터에서 경제 생태계로 - 로블록스의 크리에이터 혁명


로블록스





누구나 개발자가 되는 세상


로벅스


로벅스 무료로 얻는 방법

로블록스가 여타 게임 플랫폼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크리에이터 경제' 시스템입니다.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이용하면 코딩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게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플랫폼에는 사용자들이 제작한 약 5천만 개의 게임이 존재하며, 매년 2천만 개의 새로운 게임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들이 만든 게임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로블록스의 가상화폐 '로벅스(Robux)'를 통해 게임 아이템을 판매하고, 일정 금액 이상이 모이면 실제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는 구조죠. 2024년 3월부터 2025년 3월까지 크리에이터들은 개발자 환전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31%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상위 1000개 개발사는 평균 82만 달러(약 9억원)를 벌어들이며 2019년 대비 무려 570% 성장했고, 상위 10개 개발사의 경우 평균 3390만 달러(약 380억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심지어 미국 IT 전문지 와이어드에 따르면 로블록스 최상위 개발자들의 연간 수입은 200만 달러(약 23억원)를 훌쩍 넘는다고 합니다.

경제적 기회의 민주화

흥미로운 점은 이 수익이 전통적인 기술 중심지가 아닌 지역으로 흘러간다는 사실입니다. 노르디시티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8년간 지급된 수익의 75%가 실리콘밸리와 같은 기술 중심지가 아닌 주에 거주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돌아갔습니다. 로블록스는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약 2만 2000명의 정규직 일자리에 해당하는 고용 효과와 16억 2000만 달러 규모의 GDP 기여를 미국 경제에 창출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성과는 로블록스가 단순한 게임 플랫폼을 넘어 실질적인 경제 생태계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데이비드 바수츠키 CEO는 연간 18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10%를 차지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메타버스 2.0 시대를 여는 로블록스의 진화

초통령에서 전 연령 플랫폼으로

로블록스는 한때 '초통령(초등학생들의 대통령)'으로 불리며 어린이 게임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미국 9~12세 어린이의 3분의 2가 로블록스를 이용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2025년 현재 로블록스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2025년 2분기 로블록스는 일일 활성 사용자(DAU) 1억 1,180만 명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1% 성장했습니다. 더 인상적인 것은 총 참여 시간이 274억 시간에 달해 58%나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사용자들이 단순히 많아진 것이 아니라, 플랫폼에서 보내는 시간 자체가 급증한 것이죠.

이제 로블록스는 Z세대를 넘어 30~50대까지 사용자층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성장이 두드러지며, 로블록스는 진정한 글로벌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다

로블록스는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공간을 넘어, 실제 경제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2023년 블랙핑크와 협업한 '더 팰리스'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팬들이 일상처럼 방문하는 상설 팬 허브 모델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월마트, 이엘에프 코스메틱스와의 협업을 통해 실제 상거래도 테스트하고 있죠.

2025년에는 쇼피파이와의 협력을 통해 크리에이터들이 로블록스에서 자신의 상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게 됩니다. 사용자들은 로블록스 내 가상 판당고 매표소에서 실제 영화 티켓을 구매해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도 있습니다. 가상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AI와 크리에이터의 만남

로블록스는 2024년 지스타에서 대화형 AI 어시스턴트를 글로벌 출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크리에이터들은 더욱 쉽고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지역별 가격 책정 기능을 도입해, 각 국가의 경제 상황에 맞게 자동으로 가격이 조정되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혁신은 전 세계 크리에이터들이 더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로블록스는 20년 전 물리 시뮬레이션에서 시작해, 이제 메타버스 시대를 선도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습니다.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창작자가 되어 실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했죠. 데이비드 바수츠키가 꿈꿨던 '누구나 게임을 만들고, 플레이하며, 공유할 수 있는 세상'은 이제 현실이 되었습니다. 로블록스의 다음 목표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완전히 허무는 것입니다. 메타버스 2.0 시대, 로블록스의 진화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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